테크소식

구글 크롬북이 향후 국내에서도 통할까?

런홈즈 2020. 9. 12. 10:06

미국에서는 학교를 중심으로 크롬북이 보편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추세이며, 2018년도 시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육용 컴퓨터 시장에서 크롬북이 차지하는 비중이 60%가 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복잡하지 않은 기기 사양 덕분에 내구성이 좋아서 어린 학생들이 이리저리 가지고 놀아도 고장이 잘 안 난다는 점과, 저렴한 가격으로 학교에서 제한된 예산으로 가능한 많은 대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크롬북의 강점입니다.

 

크롬북에 대한 여러 가지 궁금증과 함께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점 때문에 사용에 어려움이 있는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크롬북 이미지

 

 

크롬북이란?

 

크롬북은 2011년 6월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구글의 크롬 OS를 구동하는 가볍고 저렴한 노트북을 콘셉트로 한 노트북으로 주로 클라우드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간 크롬북도 고가에서 저가에 이르는 다양한 제품군을 갖게 되지만 기본적으로 윈도우나 MacOS를 기반으로한 노트북보다는 더 저렴하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크롬 OS가 리눅스를 기반으로한 오픈소스 형태로 배포되고 있기 때문에 제조사들이 OS 탑재에 대한 비용을 별도로 부담하지 않아도 됩니다. 윈도우의 경우 라이센스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노트북 메이커들이 원가 측면에서 크롬북만큼 싸게 만들기 어렵습니다.  

 

Acer, Dell, Samsung, Asus 및 HP에서 출시된 크롬북은 대부분 슬림한 디자인과 그리 높지 않은 하드웨어 사양을 갖춘 넷북과 같은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하지만 크롬북은 넷북은 물론 일반 노트북 대비도 가격대가 저렴한 모델이 더 많습니다. 그 덕분에 미국에서는 학교에서나 개인의 서브용 노트북으로 이용되는 경향이 큽니다.

 

안드로이드에서 구글의 픽셀폰과 같이 크롬북도 구글 자체적으로 내놓은 픽셀북(Pixelbook)이 있습니다. 구글의 픽셀북은 기기 사양에 따라 4K 해상도가 지원되며 인텔 코어 프로세서가 장착되어 있다는 것이 특징인 고급형 크롬북입니다. 

 

고급 사양의 크롬북이라고 하더라도 가격은 대부분 1,200불대 이하이며 가장 저렴한 모델은 100불대 후반에서 시작합니다. 노트북 제조사들에서 나온 모델 중에 가장 많이 집중된 라인업은 대부분 200~300불대에 분포해 있습니다.

 

 

크롬북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윈도우나 MacOs와 달리 크롬북에는 크롬 OS라는 별도의 운영 체제가 있습니다. 크롬 OS의 핵심은 크롬 웹 브라우저라고 할 수 있으며 

크롬용 웹 앱들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운영 체제이기 때문에 파일 관리자나 앱 실행기와 같은 기본적인 요소는 갖추고 있습니다.

 

태블릿 PC와 비교했을 때 크롬북이 나은 점은 보다 큰 화면에 키보드와 마우스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웹 서핑은 물론 문서 작업을 훨씬 더 편리하게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이패드의 경우 키보드를 별도로 구매해야 하고 마우스는 지원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대비되는 차이점입니다.

 

웹 브라우저가 중심이라는 점이 사용에 제한되는 부분도 많지만, Spotify, Netflix, Gmail, Slack 및 Evernote와 같은 많은 앱들이 웹 버전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일상적인 용도로는 큰 불편함이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문서 작업 경우에 MS 오피스나 구글 Docs와 같이 웹 브라우저를 기반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는 모두 이용이 가능합니다. 크롬의 확장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이용 가능한 프로그램들이 모두 해당됩니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통해 안드로이드 앱을 다운로드해서 사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일부 앱들은 전체 화면으로 확장이 되지만 일부는 스마트 폰 화면 비례로 고정되어 작동합니다. 불편함이 있겠지만 필요한 경우 안드로이드 앱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이사항으로는 크롬북은 베타 버전 형태로 리눅스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크롬 OS에서 지원이 안 되는 응용 프로그램이 정말 필요한 경우 리눅스를 설치하는 것이 대안이 됩니다. 리눅스에서 돌아가는 응용 프로그램으로 Audacity, Firefox, GIMP, OBS Studio, Steam, VirtualBox 등이 있습니다. 물론 윈도우 컴퓨터에서 가능항 응용 프로그램 모두가 리눅스로 지원되는 건 아닙니다. 또한 리눅스 내부에서 할 수 있는 대부분의 개발 작업을 할 수 있는데 크롬북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개발자를 위한 크롬북 웹 사이트를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크롬북은 일반적인 노트북보다 배터리 수명이 더 오래갑니다. 9시간 또는 10시간이 가장 일반적이지만 최신 모델은 배터리 수명이 12시간 정도로 높습니다. 1회 충전으로 긴 시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학교나 카페에서 이용하기 편리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크롬북으로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크롬 OS는 그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에 일부 중요한 소프트웨어의 설치가 안됩니다. 예를들어 특정 Adobe 응용 프로그램이나 윈도우 또는 MacOS로 제한되는 독점 소프트웨어들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만약 이러한 앱들을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 크롬북으로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기 때문에 적합한 선택이 아닙니다.

 

성능적인 측면에서도 크롬북은 저가형 구형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멀티 태스킹 등에서 윈도우나 MacOS의 노트북과 경쟁이 안된다고 보면 됩니다. 물론 운영체제가 가볍기 때문에 빠르게 부팅이 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기능도 제한되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다만 200달러 수준의 예산으로 노트북을 구매해야 한다면 크롬북만한 것도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최근에는 고급형 모델로 HP 크롬북 x2 또는 픽셀북과 같은 옵션이 있으며, 4코어와 충분한 전력을 특징으로하는 8세대 Core i5와 같은 친숙한 프로세서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인텔의 최신 10세대 프로세서를 탑재한 최신 크롬북도 출시되어 맥북 및 윈도우10 노트북과의 성능 격차도 좁혀지고 있습니다.

 

 

크롬북은 왜 미국 교육용 시장에서 인기가 높을까?

 

크롬북이 주요 타겟으로 삼고 있는 주요 분야가 교육용 노트북 시장인데, 서두에도 말씀드렸듯이 미국 학교에서 크롬북을 채용하고 있는 비율이 60%를 넘었습니다.

 

보안상의 이점과 내구성, 그리고 단점이 되기도 하지만 학교에서는 장점이 될 수 있는 사용가능한 소프트웨어의 제한으로 인해 크롬북에 대한 선호도가 높습니다. 미국 전역의 공립학교에서 저렴한 크롬북이 널리 보급되어 있는 이유입니다.

 

특히 학생들의 노트북을 중앙에서 통제가 가능한데 교육내용의 즉각적인 업데이트와 더불어 게임과 같은 응용 프로그램 및 특정 웹사이트 접속, 자료분실, 개인정보 유출 등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자료도 대부분 클라우드 공간에서 저장이 이뤄져서 크롬북 내부의 저장공간 부족 이슈도 없습니다. 

 

웹캠과 터치스크린 지원은 물론 키보드와 마우스가 지원되어 다양한 작업이 가능하다는 점과 프로그램 대부분이 크롬 브라우저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스마트폰과의 연계성도 매우 좋습니다.

 

한마디로 교사들이 관리하기 편한데다 가격이 저렴하고 유지 보수 비용이 적게 드니 학교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대부분 충족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왜 한국에서는 인기가 없을까?

 

먼저 국내 관공서 및 금융기관에서 사용하는 홈페이지가 ActiveX를 기반으로 작동하는데 크롬북은 이에 대한 지원이 없어서 불편합니다. 국내 컴퓨터 사용여건이 윈도우에 맞춰져 있다 보니 활용성 측면에서 제약이 많습니다.

 

한때 삼성이 국내에서 크롬북을 정식으로 출시했는데 저조한 판매실적으로 국내에서는 소비자용으로는 더 이상 신모델을 내놓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보급이 어려우니 국내에서 구입할 수 있는 기기가 많지 않고 크롬북이 다시 인기가 없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든 상태입니다.

 

특히 국내에서 교육용 업무시스템(NICE)이 크롬 브라우저를 지원하지 않고 있고 대부분의 교재나 학습 관리 툴이 윈도우 컴퓨터 중심으로 갖춰져 있다는 점이 크롬북 보급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모바일 환경에서 지원되는 웹서비스나 프로그램이 점차로 많아져 크롬북에 대한 장벽이 많이 낮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게다가 재택근무 및 원격 수업의 확산으로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이용이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여서 크롬북과 같은 웹 브라우저 중심의 노트북으로도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게대가 올해 연말까지 공공 웹사이트에서 ActiveX 플러그인이 사라질 예정이어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대한 의존도가 대폭 낮아진다는 점도 호재입니다. 또한 MS도 윈도우10에서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대한 지원을 멈추고 엣지 브라우저를 중심으로 웹 이용환경을 바꾸고 있는데 엣지 브라우저는 크롬 브라우저와 동일한 크로미움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결국 MS와 구글이 웹 이용에 있어 서로 호환이 가능한 형태로 발전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크롬북의 활용성도 그만큼 높아집니다.

 

Acer와 같은 컴퓨터 제조업체도 향후 크롬북의 가능성을 보고 국내에서 출시 모델을 늘려가겠다고 하였는데, 내년도에는 크롬북에 좀 더 우호적인 환경으로 국내 시장이 변화될 조짐이 보입니다. 

 

 

구글이 크롬북을 통해 얻어가는 이익은?

 

구글의 크롬 OS가 오픈 소스로 제조사에 무료로 배포되고 있는데 구글은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까요?

크롬북 판매 자체로는 돈이 되지 않습니다. OS 업데이트 지원 기간도 늘렸으며 별도의 비용 없이도 크롬 OS를 이용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구글이 크롬북 보급으로 한해동안 벌어들이는 수익은 2억 달러에 달합니다.

 

구글은 크롬 OS는 공짜로 나눠주고 대신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수익을 얻습니다. 교육용 G Suite는 무료이지만, 학교에서 관리자를 위한 서비스는 대당 30불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구글 홈페이지

 

구글이 밝힌 정보에 따르면 4천만대의 크롬북이 교육용으로 보급되었으며 이중 학교에서 관리되고 있는 비중은 90%라고 합니다. 약 3천6백만대가 30불짜리 서비스에 가입되어 있는 것입니다. 서비스 가입은 크롬북 1대당 최초 한번만 하면 됩니다.

 

크롬북의 수명을 5년으로 보면 대당 연간 6불 정도 수익이 발생한다고 할 수 있겠으며 3천6백만대를 곱하면 연간 약 2억불이 나옵니다.

 

교육용 컴퓨터 플랫폼을 장악하기 위해 하드웨어에 대한 진입 장벽은 낮추면서 매년 일정 수익을 거둬갈 수 있는 구조로 만든 것 입니다. 물론 2억달러는 구글의 총 수입에 비하면 미미한 부분이지만, 향후 보급대수가 5배 정도로 늘어나는 2030년에는 약 10억불(약 1.2조원) 규모의 사업으로 커지게 된다는 전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구글에서도 향후 보급 대수를 계속 늘려가려면 미국과 IT 인프라가 비슷한 시장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를 할 텐데, 내년도부터는 웹 환경이 크롬 브라우저에도 유리한 형태로 변화되는 한국이 주요 타겟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평소 가지고 다니기 편리한 서브 노트북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